충신동 골목길에는
아파트와 반듯반듯한 도로로 채워진 동네에는 없는
푸근함이 있다.
고층건물들이 아스라히 보이는 이 곳에는
예쁜 꽃 그림이 수놓인 계단도 있고
어수선하지만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벽화도 있으며철조망 담장 위로는 새 둥지도 보이고
한 시간도 넘게 게임기 앞에 앉아있는 동네 꼬마도 있다.
무엇보다도 이 곳엔...
그저 예쁜 그림이나 찍으러 왔던 나를 반성하게 하는
'삶'이 있다.
예술보다 더 진하고 아름다운 '사람냄새'
연탄재를 버리러 나오셨다가
한참을 뒤돌아 무언가를 바라보시던
그 마음까지는 헤아릴 길이 없지만...
겨울 끝자락의 충신동에서
뭐라 딱히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
중요한 무언가를 얻어간다.
-
2009.2.21 낙산, 충신동
Nikon FM2, Kodakcolor 200, Centuria 100, Fuji film NPH 400
photographed by ceaz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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